
화가인 “나”는 기차 대합실에서 우연히 추암을 만난다. 삼 년 전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나”가 M촌으로 여행을 가서 만난 시인 추암과 아내 나나. 나나는 화가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고 있는 여인이라, 나와 추암, 그리고 나나 사이에는 기묘한 관계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질투에 불타던 추암은 마침내 그 관계를 무너뜨리고 말았다. 그 일로 M촌을 떠났던 나는 재회한 추암에게서 무시무시한 비밀을 듣게 된다.
§무마
그로테스크하고 에로틱한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 백웅에 얽힌 비밀. 깊은 안개 속에서 공원 벤치에 앉아 백웅이 털어놓는 손목에 얽힌 섬뜩한 고백에 허 군은 너무나 놀라 그 자리에서 도망쳐버리고 만다. 놀라우면서도 유쾌한 반전이 있는 단편.
§백사도
나신의 여인을 흰 뱀이 칭칭 감고 있는 그림 “백사도”. 이 그림에 매료되어버린 “나”는 백사도를 사기 위해 화가 동추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나는 백사도에 얽힌 무시무시하면서도 가슴 아픈 사연을 듣게 된다.
§악마파
기괴한 악마파 회화에 빠진 두 청년, 노단과 백추. 그리고 그 두 사람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여인 루리. 비극적인 삼각관계, 그리고 두 편의 걸작 “빈사의 마리아”와 “부시도”에 얽힌 끔찍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단자의 사랑
한 여인에 두 사나이라는 비극적 운명에 처한 세 사람. 애련의 첫사랑인 시인 추강과 애련의 새로운 사랑인 의학박사 김철하. 김철하는 일 년에 한 번 애련을 만나게 해달라는 조건을 걸고 물러나지만, 그 조건이 비극의 씨앗이 된다. 한 여인을 둘러싼 시인과 과학자의 엽기적인 사랑 이야기.

§ 연문기담
남자에 관심 없는 여류시인 백장주 양에게 어느 날 열렬한 러브레터가 도착한다. 상대는 놀랍게도 전 조선의 여인들이 눈독 들이는 음악박사 윤세훈. 그러나 백장주 양은 오히려 그 러브레터에 화를 내는데... 일본잡지 프로필에 실린 두 번째 작품. 추리적 요소가 가미된 깜찍한 연애 이야기로, 지금 읽어도 입가에 미소를 띠게 된다.
§ 타원형의 거울
일본잡지 프로필에 실린 김내성의 데뷔작. 시인 유시영은 내연관계의 김나미를 죽였다는 누명을 썼으나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그 몇 년 후, 추리소설 잡지 《괴인》에서는 미해결사건으로 남아 있는 ‘김나미 살해 사건’에 대한 공모전을 연다. 유시영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그 공모전에 원고를 보내게 된다.
§ 가상범인
일본잡지 프로필에 실렸던 〈탐정소설가의 살인〉을 한국으로 돌아와 〈가상범인〉으로 발표한 작품. 김내성이 창조한 명탐정 유불란이 처음 등장하는 단편으로, 이 작품에서 유불란은 탐정이 아닌 탐정소설가이다. 유불란은 사랑하는 여인이 쓴 누명을 벗기기 위해 그 사건을 다룬 연극 대본을 쓰고 (자신이 추리한) 진짜 범인에게 그 연극에서 연기를 할 것을 요구한다. 범인으로 지목된 배우는 매우 분노하면서도 유불란의 도전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 벌처기
아내 선우란을 죽인 허철수, 허철수의 친우이자 변호사인 심현도, 란과 관련 있는 신진시인 정일호. 이 세 사람의 입을 빌려 한 사건을 세 방향에서 바라보는 독특한 구성의 단편.
§ 비밀의 문
반드시 예고를 하고 지목한 물건을 감쪽같이 훔쳐내는 실로 기상천외한 재주를 가진 괴도 ‘그림자’. 무서운 도적 ‘그림자’가 서울 장안을 뒤흔들고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지 3년이 지난 즈음. 살인 광선 연구자 강세훈 박사에게 어느 날 공포의 도적 ‘그림자’로부터 편지가 당도한다. 내용은 그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훔쳐가겠다는 예고장. 강 박사의 딸 영란을 흠모하는 세 청년이 ‘그림자’로부터 강 박사의 ‘살인광선’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데... ‘그림자’는 과연 어떻게 그의 목적을 달성할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최근 재주목받고 있는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의 거성 김내성의 단편집. 괴기, 번안편을 다룬 백사도와, 추리편을 다룬 연문기담이다. 번안편의 작품이야, 이미 셜록홈즈의 원안을 읽어본 입장에서야, 이런게 번안이구나, 하는 정도밖에 되지 않고, 괴기편의 작품은 인상적이긴 한데 에도가와 란포의 색깔이 너무 느껴지는 게 단점.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추리편을 다룬 연문기담이었다. 타원형의 거울이나 가상범인 같은 경우 요즘봐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추리물이었다. 김내성님이 왜 한국 추리소설의 효시라고 불리지는지 알 수 있게 만드는 작품. 최근 국내에 소개되는 장편들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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