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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일본소설

니시무라는 가히 천재적이라고 할 만한 소매치기 기술로 인해 돈 걱정도 없고, 세상의 규칙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인물이다. 신이 절대 악(惡)의 화신인 듯 예술적으로 범죄를 반복하는 남자, 기자키가 그에게 피해갈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세 개의 작업을 처리할 것, 실패하면 네가 죽고 도망가면 너와 친하게 지내고 있는 아이가 죽는다는 제안이다. 이 부조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관능적이기조차 한 상황에서 절대 악이 연주하는 궁극의 범죄와 그에 저항하는 소매치기꾼 니시무라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작가는 평범하게 살기를 바라면서도 사회 안에서 홀로 고립되고, 자신보다 상위에 있는 자들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진 니시무라의 모습을 통해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의 고통과 외로움에 주목한다. 한 순간, 자기 운명의 지배자가 되어버린 천재 소매치기와 악의 화신과도 같은 범죄자 기자키의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자기 운명의 무대 위에 서게 한다. 그 무대 위에서 또 다른 니시무라가 되어 자신의 운명을 지배할 것이다.

거대한 운명 속에서 희롱당하는 범죄자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받쳐주는 필력 속에 읽는 재미는 충분하지만 중간에 끊겨버린 것 같은 결말이 마음에 걸리는 작품. 후속작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마도 작가가 그리고자 했던 것은 절대 악에 의해서 이용당하는 불쌍한 소범죄자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후속작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지 않고, 나온다해도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니시무라가 기자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는 아닐 듯 싶다. 작가의 의도는 알겠지만 독자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결말은 아니라는 점에서 마이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