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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성술 살인사건] 신본격작가

 


점성술에 사로잡힌 한 화가. 자신의 여섯 딸들을 이용해 완벽한 존재를 만들려 하는 광기에 사로잡힌다. 각기 다른 별자리를 타고난 여섯 딸의 몸에서 별자리의 축복을 받은 여섯 부분을 절단, 하나의 여인을 만들려 한 것이다. 그 존재의 이름은 ‘아조트’. 화가가 남긴 수기대로 훼손된 딸들의 시체가 일본 각지에서 발견되고, 이 사건은 ‘우메자와 가 점성술 살인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전국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다. 40여 년이 지나도 해결될 낌새조차 보이지 않는 일본 최대의 미스터리에, 우울증에 시달리는 점성술사 겸 탐정 미타라이 기요시와 왓슨 역을 자처한 이시오카 가즈미 콤비가 드디어 도전을 시작한다.

한 작품으로 일본 추리소설은 역사적인 분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트럭 운전기사와 일러스트레이터, 점성술사, 문필가, 가수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던 한 젊은이는 일본 추리소설계의 거장이 됐다. 바로 작품 <점성술 살인사건>과 작가 시마다 소지이다.

<점성술 살인사건>은 1980년 <점성술의 매직>이란 제목으로, 제 26회 에도가와 란포 상 최종심까지는 진출했으나 탈락한다. 후에 고단샤에서 <점성술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돼 본격(일반적으로 영미 고전 추리소설에 영향 받은 수수께끼 위주의 추리소설 작풍을 말한다) 추리소설 팬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다. 당시 일본 추리소설은 소위 사회파(전쟁 후 급격한 발전을 이룬 일본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서 그 소재를 찾은 추리소설의 한 경향)의 거센 인기가 지난 후 춘추전국시대 같은 다양한 유행이 대중소설계에 난립하고 있었는데, <점성술 살인사건> 이후, ‘신본격’이라고 하는 흐름이 빠르게 어지러운 난국을 평정하기 시작한다.

<점성술 살인사건>은 흔히 신본격의 시작이라고 불린다. ‘신본격’이란, 새로운 본격이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 외에도 고전 추리소설로 회귀하려는 복고적인 의지를 드러낸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뿐 아니라 추리소설 이론가로서도 이름이 높은 시마다 소지는 1989년 <본격 미스터리 선언>을 발표, ‘본격 미스터리’를 되살릴 것을 주장하고 당시 대학 미스터리 클럽에서 활동하던 패기 넘치는 신인들을 고단샤를 통해 등단시킨다. 이들이 <관 시리즈>로 이름이 높은 아야츠지 유키토를 비롯해, 우타노 쇼고, 노리즈키 린타로, 아비코 다케마루 등이다. 이 작가군은 후에 ‘신본격파’로 불린다. 신본격의 흐름은 각종 미디어로 재생산되며 모리 히로시에게까지 연결되고 현재 일본의 라이트 노블에까지 이르게 된다.

<점성술 살인사건>은 1981년 고단샤의 첫 판본 이래, 영문으로 출간된 작품까지 포함하면 무려 9번이나 판본을 바꿔 출간됐고 때마다 작가가 손을 봐 수정, 보완돼 왔다. 고단샤 문고판 45쇄를 기본으로 해 출간된 국내 판은 2006년 난운도에서 출간된 <시마다 소지 전집 1권>과 같은 판본으로, 10여 년 전에 국내에 잠깐 소개된 바 있는 <점성술 살인사건>과는 완벽하게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다.

마지막으로, 미타라이 기요시라는 우울증에 걸린 명탐정과 왓슨의 역할을 맡은 일러스트레이터 이시오카 가즈미가 <점성술 살인사건>을 통해 처음 선보였다. 이미 긴다이치 코스케(요코미조 세이시의 명탐정, 소년 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나 아케치 코고로(에도가와 란포의 명탐정)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명탐정의 대열에 오른 미타라이 기요시는 이름의 비극(한자로는 ‘화장실을 깨끗이’란 뜻도 된다)을 간직한 채, 현재까지 총 13권의 장편과 10권의 단편집에서 명쾌한 추리를 선보였고 아직도 활약 중이다. 

요사이 다시 소개되고 있지만 예전에 미스터리 소설 애호가들 사이에서 새책보다 비싸게 팔리던 헌책들이 있었습니다. 그 책들 중의 하나가 바로 점성술 살인사건입니다. 제가 이 책을 접한 것은 대학도서관에서였는데 한번 잡고나서 쉬지 않고 읽어갔던 책입니다. 한때 학교 신문에 실렸을 정도로 많은 책을 빌려 읽은 저지만 대학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 10권을 뽑아보라면 언제나 뽑힐 만한 책이죠. 덕분에 이번에 새로 나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주문한 책입니다. 마침 하우미스터리에서 이벤트에도 당첨되어서 2권이나 가지게 되었습니다.(한권은 저와 마찬가지로 점성술 살인사건의 매니아인 친구에게 주었습니다만...)

고전 추리소설은 포에 의해서 창조되어 코난도일, 애거서 크리스티, 딕슨 카, 앨러리 퀸 등의 걸출한 작가들을 내놓으면서 크게 성장했습니다만 현대로 들어서면서 쇠락하고 맙니다.뭐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고전추리소설의 특징들 중 하나인 밀실, 알리바이 등의 트릭과 연속적인 살인 등이 불가능하게 된 점, 경찰들을 비웃으면서 진실을 밝히는 탐정들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점 등이 그 이유 중 하나가 아닐 까 싶습니다. 결국 영미권에서는 스릴러물이 일본에서는 사회파 추리소설들이 주류를 이루게 되어 간 셈이죠. 이런 주류에 반기를 들고 일어선 일본의 신본격 추리소설은 이른바 고전 추리소설로의 귀환입니다. 탐정과 독자의 두뇌게임을 다시 한번 즐겨보자는 움직임인 셈이죠. 그리고 그런 신본격 추리소설의 시조가 바로 이 점성술 살인사건의 시마다 소지입니다.

이 소설의 트릭은 사실 김전일(긴다이치 하지메)에서 한번 나온 트릭입니다만 부끄럽게도 제가 예전에 읽었을 때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예전 판형에서는 독자에게의 도전장 부분이 없었던 것같기도 하고 워낙 집중해서 보았기 때문에 추리를 해볼 틈이 없기도 했습니다. 고전 추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대 추천할 만한 소설입니다. 이번에 나온 판형은 양장인 점부터 표지까지 무척이나 잘 만들어진데다가 작가가 직접 수정한 가장 최근의 판형이라는 점까지 뭐 일종의 완전판이라고 보시고 바로 구입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 점성술 살인사건을 계기로 신본격 소설이나 고전 추리소설들이 보다 많이 소개되고 우리나라에도 신본격류의 소설이 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작가로부터의 두뇌게임에의 초청을 독자들은 언제나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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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keachel 2007/02/26 00:59 # 삭제

    안녕하세요. 매번 즐겨찾기로 보기만 하다가 용기를 내서 덧글을 달아봅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을 굉장히 기대하고 사긴했습니다만..
    약간 읽기에는 불편한듯한 느낌도 없지않아 있는 듯합니다..
    다 다르겠지만.. 약간 어렵달까요.. ^^;;
    덧글 종종 달아도 될런지요?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 카구라 2007/02/27 20:44 #

    물론 덧글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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